캐나다 주택시장에 심각한 조정 국면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와 우려감을 주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슬럼프에 빠져 있는 가운데서도 전국 집값은 신기록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나타낸 캐나다 주택시장의 회복력은 전문가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주택시장이 불안정해지거나 흔들리게 되면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경제 일각의 주장이다. 소비지출과 주택 투자 부문은 고통을 겪겠고 주택금융 보험을 제공하는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는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저금리 기조와 건실한 금융업계, 튼튼한 경제, 풍부한 천연자원과 더불어 (최소한 미국과 비교해) 보수적인 모기지 시장이 꾸준히 캐나다 주택 가격을 떠받칠 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낙관론자들은 주택 건설이 실질적인 수요를 훨씬 앞지르고 있으며, 투기꾼들에 의해 조장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집값 상승세가 주택 수요 강세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쟁 이면에는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국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의 부동산 칼럼니스트 조지 아테나세코스는 소득과 함께 기록적인 부채 수준, 주택 건설 부문의 과도한 투자와 연결된 캐나다의 비싼 집값이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조정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테나세코스 칼럼니스트는 또 전국 집값이 특히 가구소득과 관련된 측면에서 살펴볼 때 이미 도를 넘은 상태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에 대비한 전국 주택 가격의 비율은 5.5배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평균치(3.5배)를 이미 크게 웃돌고 있다. 향후의 소득 증가율이 어느 적절한 기간 내에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을 예년 평균 수준으로 끌어내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캐나다 주택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조짐은 가구부채 수준에서 파악해 볼 때 이미 명확한 상황이다. 최근 몇년 간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는 대출을 통해 메워져 오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평균 가구부채는 10만 달러에 달했고, 1만7,400여 가구가 모기지를 제때 갚지 못해 글로벌 경제침체가 시직된 이래 5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캐나다 부동산 시장에는 ‘연착륙’이 가시화되고 향후 몇년 동안 급락 상황이 아닌 완만한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아테나세코스 칼럼니스트는 이러한 시각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그에 따르면, 캐나다 주택시장은 이미 버블 영역에 들어와 있다. 지난 10년 간 평균 집값이 두 배(200%) 가량 가파르게 오른데 비해 임대료는 30% 오르는데 그친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임대료 대비 집값 비율은 여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보다 파워풀한 지표가 전국 주택시장의 심각한 조정 국면을 직시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한 비율에 속하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율이 지난 2007년 7.13%로 피크에 달힌 후 2008년에 6.76%로, 재작년에 6.48%로 계속 하락해 왔다. 그 이전의 피크는 1976년의 7.26%와 1989년에 기록된 7.18%로, 이 두 연도는 1980년대 초와 1990년대 초의 주택시장 침체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시기였다. 요컨대, 부동산 투자율이 이전의 두 경기 사이클에서 정점을 찍은 후 몇 년 내에 주택시장이 붕괴된 것이다.
한동안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 캐나다 주택시장은 이제 냉각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 주택 버블이 최고조에 달한 2000년대 중반에 주거용 부동산 투자율이 약 6.1%에 머물며 더 이상 오르지 않은 시점에서 3-4년 후 주택시장이 붕괴된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도 부동산 붐이 끝날 무렵인 1980년대 말에 집값 폭락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중국의 경우도 작년 말경 부동산 투자율이 6.0%에 머물러 주택시장에 상당한 버블이 끼어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는 이제 다시 상승기로 돌아올 시점은 지났다. 그나마 전국 주택시장을 지탱하면서 조정 국면을 늦추고 있는 것은 아시아계 투자자들의 인공적인 수요 덕분이다. 이러한 수요가 언제 고갈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 시기가 닥칠 수 있음을 예의주시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GDP에 대비한 주택 투자율은 과거의 여러 경기 사이클 동안 세계 각국과 캐나다의 부동산 조정 국면을 시사한 강력한 경기선행지수였다. 캐나다 주택시장에 침체기가 또 다시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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