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그룹 미국본부가 최근 공개한 ‘2011년 관광전망(2011 Tourism Outlook: USA)’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비자카드로 다른 국가 방문객들보다 월등히 많은 92억 달러(이하 미화)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자카드를 2번째로 많이 사용한 영국인들은 전년대비 25억 달러(전년 대비 11% ↑)에 불과했다. 멕시코는 20억 달러(18% ↑)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고 브라질(19억 달러), 일본인(18억 달러) 등 순위로 톱 5가 결정됐다.
6위는 작년보다 64% 가파르게 증가한 중국(11억 달러)이 차지했다. 한국방문객들은 비자카드로 8억2,400만 달러를 지출해 독일인(8억)을 제치고 9위에 랭크됐다.비자그룹 미국본부의 윌리엄 쉬디 대표는 “지난해 캐나다인 방문객들의 비자카드 지출이 전년의 78억 달러에 비해 18%나 늘었다”면서 “캐나다인들이 미국 관광업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방문객들의 비자카드 지출 순위가 1위를 차지한 것은 2008년 이후 이번이 연속 세번 째다. 캐나다 관광객들이 이처럼 미국 쇼핑에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은 캐나다달러(루니)가 수년 째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니는 지난주와 금주에 미화 대비 104-105센트대를 맴돌며 지난 2007년 11월 이후 3년 반만에 최고치에 달한 상태다.
미 달러(그린백)에 대비한 루니 강세는 많은 캐나다인들이 국경을 넘어 가솔린(휘발유)에서부터 식료품, 전자제품, 운동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
세관원들에 의하면, 지난 성금요일(굿 프라이데이) 연휴 동안 온타리오주 남부 일대의 국경 지역에는 미국으로 빠져나가려는 캐나다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보고서는 지난해 캐나다인들이 현금인출기(ATM)와 송금, 기타 금융기관 등을 통해 17억 달러 상당의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에 비해 9% 증가한 것으로, 보석상, 서점 및 기타 소매점의 매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캐나다인 카드 소지자는 또 숙박에도 16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16% 급증한 것이다. 이밖에 식료품 구매에 3억4,300만 달러, 가솔린 구매에 4억700만 달러를 카드로 소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카드 보고서에 앞서 이달 초 몬트리얼은행(BMO)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휴대기기 같은 유행 상품과 서적 등이 미국보다 캐나다에서 2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에 대해 캐나다소비자협회(CAA)의 브루스 크랜 회장은 “미화보다 강세를 보이는 캐나다달러로 인해 더 많은 국내인들이 미국으로 쇼핑을 떠나고 있는 추세에 국내 소매업체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크랜 회장은 “캐나다화는 벌써 4년 전부터 미화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품목에 대해 미국보다 더 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국내업체들은 손님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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